트위터에서 푼 거 정리할 겸ㅎ
그 뒤로 브랜트는 열심히 벤지랑 이단이랑 같이 병원 다니면서 치료도 꼬박꼬박 받고 약도 잘 먹고 해서 차츰차츰 나아지고 있었음. 못 고치는 병은 아니니까! 그러던 어느날에는 집에만 있기 싫다고 오랜만에 IMF로 출근 도장을 찍고 싶다고 말하는 브랜트를 보며 벤지랑 이단이 질색하며 말리겠지.
"윌리엄,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 받으면 안된다고 그랬잖아."
"벤지 말이 맞아, 브랜트."
"오호라, 그렇다는 건 내가 이제까지 너희 둘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지?"
하니까 둘 다 침묵. 음, 그건 아닌데, 아니 아닌게 아니라... 하다가 결국 브랜트의 바람대로 IMF에 같이 출근도장을 찍겠지. 브랜트가 아픈 이후로 벤지는 거의 자택업무를 봤고, 이단도 좀 쉬엄쉬엄 현장에 나갔음. 솔직히 이단은 이제 은퇴해도 되지 않냐... 싶었는데 그냥 현장일이 좋으니까 있었던거고 아직 세상은 이단 헌트를 필요로 하니까 있었을 뿐. 브랜트나 벤지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지금 당장이라도 은퇴 도장 찍고 나올 수 있었지.
브랜트는 허겁지겁 나오느라 자기 후임 분석요원한테 제대로 인수인계도 못해줬다는 사실이 좀 마음에 걸려서. 오랜만에 옷장에서 정장 꺼내 입는데 이단이 그거 보고는 벤지한테 셔츠 빌려달라고 하자, 했으면. 근육도 빠지고 살도 빠져서 원래 사이즈가 너무 넉넉하게 남는거야. 그래서 벤지 셔츠가 얼추 들어맞을 정도가 되었지. 그 사실이 못내 씁쓸하면서도 얼른 옷을 갈아입은 브랜트는 이단이랑 벤지랑 사이좋게 IMF로 출근을 했음. 그리고 지옥을 봤겠지(?
헌리의 위장병은 심각할 수준이 되었고, 후임은 나름 잘해보려고 하는데 워낙 이단이랑 벤지가 마이 페이스다 보니 두 사람을 어려워하는 느낌이고. 브랜트는 실컷 이단이랑 벤지를 까고는 정리에 들어가기 시작했지. 다들 수근수근 했을거야. 세상에, 그 이단이랑 벤지 요원을 꾸중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니.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헌리에게 커피도 사주고 하면 헌리는 브랜트를 엄청 반가워했으면 좋겠다. 브랜트가 아프다는 사실은 얼추 이단과 벤지가 얘기해줬다고 하자. 국장님인데 알아야지.
그 뒤로 브랜트는 후임 요원, 이름은 제이미라고 하자. 제이미한테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노하우나 이단과 벤지를 다루는 요령 등등을 열심히 가르쳐 주었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서류 정리는 도와주기도 했지. 그냥 너무 오랜만에 오니까 그 지긋지긋했던 직장도 반갑고 하는 마음에 브랜트는 나름 열심히 일을 했어. 때마침 브랜트가 있으니까 헌리는 이단과 벤지에게 큰 건수를 넘겼고 정말이지 오랜만에 팀 이단 헌트! 출격 뭐 이런 비슷한 상황이 되었지.
그리고 이단은 여전히 사고를 쳤고, 벤지도 전보다 더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브랜트는 저녁치 약을 미리 먹어야만 했음.
원래 이렇게까지 통제가 안되던 인간들은 아니었는데... 내가 현장을 너무 떠나있었구나... 브랜트는 한숨을 쉬며 비장의 수를 쓰기로 했지. 브랜트는 컨트롤 타워의 모든 마이크의 전원을 내리고는 말했음.
"지금부터 내가 뭘 해도 그건 다 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제이미, 넌 나 좀 도와줘."
"저요?"
"그래, 내가 싸인을 주면 숨넘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거야. 꼭 내가 바로 죽을 사람인 것 처럼."
"어, 어떻게 그래요?"
"너도 저 두 악마한테서 벗어나고 싶을 거 아냐. 그 절실함을 목소리에 녹여내봐."
"해보이겠습니다."
그렇지, 바로 그 자세야. 브랜트는 마이크의 전원을 넣어두고는 다급하게 이단과 벤지의 이름을 불렀음. 그리고 막 뭔가가 터지는 소리 박살나는 소리 등등을 들으며 제이미와 눈을 맞춘 브랜트는 마이크에 대고 심장을 부여 잡으며 앓는 소리를 냈음.
"아윽, 으...!"
"브, 브랜트 요원님!!"
괜찮으세요? 요원님! 분석요원님!! 막 이런 말들 사이로 갑자기 모든 소음이 사라지더니 이단과 벤지의 목소리만 들렸음.
"브랜트!!"
"윌리엄!!"
브랜트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인거야. 그리고 두 사람이 너무 귀엽기도 했고.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면서 테이블 위에 있던 서류 더미들을 일부러 바닥으로 떨어트렸지. 철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엄청 절절하게 들리니까 장내가 숙연해졌음. 그리고 브랜트는 마이크의 전원을 꺼버렸지. 그리고는 깔깔거리며 웃었어.
"요원님, 연기 진짜 잘하시네요."
"너는 몸 조심하도록 해. 경험에서 우러나온 거니까. 돈 벌어서 병원비로 다 써버리면 아깝잖아."
제이미는 브랜트가 정말로 많이 아프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겠지.
그리고 정확히 1시간 29분 뒤 헐레벌떡 이단과 벤지가 본부로 들어왔고, 컨트롤 타워에서 유유히 녹차 티백을 우려먹고 있던 브랜트가 싱긋 웃으면서 말하길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지?"
"스트레스..."
"스트레스..."
"잘 아네?"
이단과 벤지는 하하, 하고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오락가락 투닥투닥 하다가 일주일에 한 두번 브랜트가 연기하면 벤지랑 이단은 또 시작이다, 하면서도 불안하니까 쏜살같이 미션 끝내고 달려오고 그랬음. 브랜트는 뭐, 이 두 사람이 현장에 있는 한 그 뒤는 자기가 지켜주고 싶었지.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똑같이 벤지와 이단의 능률을 향상 시켜 주기 위해(?) 준비하는데 이번엔 연기가 아니라 진짜 아픈거야. 제이미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음. 그런데 브랜트가 사인을 준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저앉으면서 쓰러지는거야. 헉, 숨 넘어가는 소리에 제이미는 오늘 따라 요원님의 연기가 너무 리얼한데...? 하고 있다가 브랜트 주머니, 주머니에- 하면서 제이미 바지 붙잡으니까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거지. 브랜트가 원하는대로 브랜트의 자켓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준 제이미는 당장 이단과 벤지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브랜트가 말렸음. 마이크가 켜져있어서 차마 말은 못하고 고개만 도리질 칠 뿐이었지.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이단과 벤지가 무슨 일 있냐며 물었지만 브랜트는 가까스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평소와 같아. 그러니까 오늘도 무사히 살아서 돌아와, 하는게 보고 싶다. 그 말을 겨우 뱉고는 그 정신에 마이크도 철저하게 꺼놓고는 정신을 잃겠지. 제이미는 당장 의료팀을 호출할 거고 브랜트는 의무실로 실려갔음.
벤지랑 이단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도 아니고 그 날따라 브랜트가 정말 아픈 것 같아서 얼른 미션을 끝내고 왔더니 제이미가 안절부절 떨고 있겠지.
"브랜트는?"
"그, 의무실에..."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은채 두 사람은 의무실로 달려갔지. 그리고 문을 부술 듯 안으로 들어갔더니 브랜트가 침대 위에 반쯤 누워서 초콜릿바 먹으며 두 사람을 반겨줬으면 좋겠다.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
"괜찮은거지?"
"괜찮아, 정말로. 그냥 빈혈이래."
"빈혈?"
"그래. 어디 사는 누구씨들 덕분에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그러니까 좀 적당히 하자?"
사실, 의무실로 실려오던 도중에 브랜트가 속을 다 게워내서 억지로라도 칼로리바를 먹고 있었다는 건 비밀.
사랑받는 브랜트가 좋다. 막 셋이서 한 침대에 누워서는 브랜트는 이단 어깨에 기대고 있고, 벤지는 브랜트 허벅지 베고 누워있다거나 하면서 셋이 영화보고. 셋 다 취향이 비슷하면서 달라서 어느날은 로맨스, 어느날은 공포, 액션.. 막 섬렵하고 다녔으면. 그리고 시시콜콜하게 같이 다녔던 미션들 떠올리면서 영화보다 우리가 더 영화 주인공 같다, 하면서 킥킥대고. 하필 슬픈 멜로 영화하는데 여주가 불치병 걸려서 죽어가지고 벤지랑 이단이랑 서둘러 티비 꺼 버리니까 브랜트가 웃으면서 왜 이래? 멋대로 사람 죽이지 마, 하면서 농담하는 분위기도 좋을 거 같은.
그러던 어느 날, 심야영화를 보는데 아니 그래도 건장한 남자 셋이니 야한 영화도 보고 막 그럴텐데.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근데 딱 영화를 보면서 이단이 그 완벽한 얼굴로
"허리 좀 더 들어봐, 빡빡하잖아, 라니. 완전 AV 대사잖아. 안 그래?"
"......"
"......"
"둘 다 얼굴이 왜 그래?"
:] 하면서 웃는데 브랜트랑 벤지랑 악! 악! 아무것도 아니거든!! 하면서 꺄아아 거렸으면 좋겠다. 근데 뒤에서는 서로 합심해서 그런 점잖은 얼굴로 그런 말이라니 반칙이야 꺄아아 하면서 짝짜꿍 하면서 놀았으면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이단이 장난끼 돌아서 벤지랑 눈을 맞추더니 그대로 브랜트 밀쳐서 엎어트리니까 벤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브랜트 두 팔 잡고... 브랜트는 헤이, 이봐, 친구들...? 하면 이단이 그랬으면 좋겠다.
"이봐, 브랜트. 따지고 보면 우리 연인 사이잖아?"
"그, 그랬나?"
"이제와서 내빼기 없어, 윌리엄."
그리고 브랜트는 정조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꼈겠지.
사실 장난만 치고 말려고 그랬는데 tv에서는 야한 영화도 나오고 있고 분위기가 갖춰지니까 이단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벤지를 바라봤음. 벤지는 진심이야? 미쳤어? 아픈애한테? 이러면서 도리질 치는데 이단이
"그럼 안 해?"
하니까 브랜트가 놀라가지고는
"뭘 해!"
하는데 벤지는 안 돼! 안 해! 하다가 이단이 그렇게 바라보면 ㅎ, 해! 할 거 같다. 사실 삼각수위썰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은 벌건 대낮이다. 흠.. 흠흠... 내 안에서는 뭐 이미 했..겠지.(ㅋ
사랑받는 브랜트 2
브랜트가 샤워하려고 욕실 들어가려니까 이단이랑 벤지가 윗옷 벗을 준비하고는 브랜트 바라보는데 브랜트가 어이없어서 됐거든? 내가 애냐? 꺼져! 하면서 욕실로 쏙 들어가버렸음. 멍청하게 서 있던 이단이랑 벤지가 서로 마주보고 웃더니 우리가 좀 그랬나? 하면서 실실 거릴 때 브랜트는 욕조에 물 받아놓고 누워서 똑같이 실실거리겠지. 그냥 이단이랑 벤지가 자기한테 애정을 주는 그 행동 자체들이 너무 기쁘고 기분이 좋아서.
그런데 브랜트가 씻으러 들어간지 1시간이 지났는데 도통 나올 생각을 안 해서 후다닥 욕실로 들어갔더니 브랜트가 그대로 잠들어버려서 얼른 이단이 브랜트를 욕조에서 꺼내서 옷도 입혀주고 난 다음에 벤지는 이불로 꽁꽁 싸서 안고 있었으면. 이단은 계속 브랜트 손 주물주물 해주고. 그리고 딱 눈을 뜬 브랜트가 옅게 웃으면서
"미안, 깜빡 잠들었네."
하면 이단이란 벤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을듯. 그냥 갑자기 브랜트가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이 확 와닿아서 무서워졌으면 좋겠다. 브랜트는 정말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고,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병은 정말 차츰차츰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임. 솔직하게 의사도 100% 완치는 장담하지 못했는데, 거의 반 이상은 치료가 됐다고 해도 무방할정도. 그래도 가끔 이러면 이단이랑 벤지는 더더욱 브랜트에게 헌신하자 생각할거야. 브랜트는 그런 두 사람에게 미안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음. 두 사람 다 브랜트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싫어함. 특히 벤지가. 그럴거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좋아한다고 해주라고 그래서 브랜트가 알았다고 그럼ㅎㅎ
더블링? 맞나? 암튼 그런거 두 개의 링이 하나로 되어있는 그런 디자인으루!! 그래서 셋이 똑같은 더블링 끼고 다녔으면 좋겠다. 이단이랑 벤지는 목걸이로 하고 다니고 브랜트는 손에 끼고. 그래서 막 IMF 사람들이 우리 수석 분석요원님이 품절남인거야? 하면 제이미는 언젠가 이단과 벤지도 똑같은 반지를 가지고 있던 걸 생각해내겠지.
아무튼 이렇게 해피해피 꽁냥꽁냥하는 이단브랜벤지 보고 싶다.
셋이서 그들만의 세상에 푹 빠져 영원히 행복한채로. 매일 매일 식사당번을 정하고, 청소당번을 정하며 씨름하다 소파랑 침대에 널부러져 tv도 보고 수다도 떨고 가끔 산책도 나가고. 드라이브도 가고. 커플짓 같은 거 셋이서 트리플짓 하고 앉아있고 ㅋㅋㅋ 브랜트의 병은 정말 100% 완벽하게 완치되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좋아. 의외로 병약 속성이 브랜트한테 넘 잘 맞는 거 같음... 아픈데 아픈 티 하나도 안내고 오히려 더 강하고 꿋꿋하게 사는 게 브랜트한테 잘 어울림.
프러포즈는 이단이랑 벤지랑 동시에 해줬으면 좋겠다. 브랜트는 나 여기서 누구 거 받을 지 고민해야해? 하고 물어보면 둘 다 말 없이 웃겠지. 장담하는데, 브랜트는 둘 다 받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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