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배너바튼썰을
계속 썰만 싸고 있는 거 같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식에서 헐크한테 자장가 불러주는게 나타샤인 거 꽤 괜찮았음. 그래도 냇언니가 홍일점이잖아! 근데 나는 굉장히 다정다감한 배너x자기도 그런데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 바튼이 보고 싶었을 뿐...
어벤1 이후로, 정배 받았던 트라우마 때문에 바튼은 이래저래 고생이 많았음. 후유증도 장난 아니고 그것 때문에 더욱 몸을 혹사시키는 건 당연했음. 호크아이가 죽기 위해 임무를 나간다, 라는 말이 쉴드 내에 쫙 퍼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오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힐이 바튼한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앞으로 당신 앞으로 할당되는 임무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음. 그 점에 대해서는 국장인 퓨리도 동의하고 있으니 바튼은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음.
바튼은 쉴드의 탑 에이젼트 중 하나니까 어영부영 이상한 의사 붙여주면 안된다고 쉴드쪽에서 배너한테 바튼의 치료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지. 배너는 그게 좀 찝찝하기는 했을거야. 바튼을 치료하는 건 좋다 이거야, 근데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쉴드의 감시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니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뭐 그런거지.
일단 지금은 토니네 타워에서 지낸다고 하자.
바튼의 지금 상태를 딱 표현해낼 말이 없기는 했지만 심리 상태로는 굉장히 불안하나, 어쩔 수 없이 훈련받은 요원이라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몸 때문에 더욱 썩어가고 있는 거였어. 조금 토라진 어린아이가 되기도 했다가, 우울함의 극치를 달리기도 했다가 아무런 일이 없던 것처럼 차가운 요원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변하기도 했지. 워낙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지 않는 성격의 사람이라 배너는 바튼의 표정을 읽는데에만 족히 나흘은 걸렸을거야.
배너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결함인 인내심. 참고 또 참아 견디어 바튼과 말문을 틀 때까지 딱 5일이 걸렸어. 처음에 바튼은 치료를 받으나 억지로 받으니 별로 좋아라 하지 않았으니까 초반에는 둘 다 힘들었음. 그러다 바튼이 우연히 악몽을 꾸던 와중에 배너에게 상처를 입히고 만거야. 무의식중으로 주먹을 휘둘렀다던가 칼을 휘둘렀다던가. 화살도 괜찮겠지. 암튼 배너의 팔에 길게 상처가 났는데 바튼과 함께 한 이후로 얼굴에 감정이 가장 많이 드러났을 때가 딱 그 때였어. 바튼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자마자 배너에게 연신 사과를했지. 배너는 그게 자신이 헐크로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인가, 지레짐작했지만 그건 아니었음. 그냥 바튼은 더 이상 그런 식으로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게 미치도록 싫었을 뿐인거야.
그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다음부터 바튼은 빠르게 배너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 수 있었지. 틈만 나면 상처 괜찮나 확인하려 들고 그러니까 배너도 의외로 클린트 바튼이라는 남자는 섬세하다, 쯤으로 수첩에 기록해놓을지도 몰라.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되어서 이제 악몽도 한 일주일에 한 번? 쯤 꾼다고 나름 좋아라 하는 바튼을 보며 배너도 좋아했지. 확실히 바튼은 눈에 띄게 상태가 괜찮아졌거든. 그래서 임무에도 다시 나갈 수 있었음. 내가 보고 싶은 건 이런게 아니니 빨리 zip zip 해버리자.
바튼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깨닫는게 느린 사람이지만, 한 번 깨달으면 그 뒤에는 습득하는 속도가 빛과 같았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배너에 대한 호기심과 언제 헐크로 변할지도 모르는 위험인물 1 쯤이었던 감정이 자신을 돌봐주고 치료해주는 것 때문에 급속도로 호감을 느낀 바튼이 먼저 고백했으면 좋겠다. 근데 엄청 담담하게 아무것도 아니란 것처럼 말할 거 같음.
"박사님은 솔직한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무언가를 숨기는 사람보다는 좋다고 생각하죠. 비밀이 없는 관계라는 건 꽤 두터운 신뢰가 없으면 이루질 수 없는 관계니까요."
"제가, 박사님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으로 바튼이 나름 활짝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바튼은 대답을 바란게 아니었음. 아니 오히려 여기서 배너도 좋다고 하는게 바튼한테는 혼란이었을지도 몰라. 그냥 바튼은 자기 감정을 나타샤가 아닌 다른 누구한테 홀가분하게 나는 지금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다! 라고 말로 표현한게 처음이라 그 사실만으로 마음이 엄청 가벼워졌다고 생각했음. 근데 이제 여기서 끝나면 배너바튼이 아니지. 배너는 그 순간, 바튼이 처음으로 온전히 솔직해진 순간 바튼한테 호감을 느꼈다고 하자. 한눈에 반했다기 보다는 뭐 적당히 뭐 그런(?
암튼 그러고 배너는 딱히 바튼에게 나도 당신이 좋아요, 나 그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둘 사이에는 예전보다는 좀 더 오묘한 기류가 흐를거야! ㅋㅋ 그러다가 바튼이 또 한번 악몽을 꾼 날, 배너가 바튼을 달래면서 키스했으면 좋겠다. 바튼은 그게 꿈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자고 일어났을 때 배너 방에 있었고 옆에서 배너가 같이 자고 있어서 꿈이 아닌 걸 알았지.
"딱히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습니다만..."
"그래서 싫어요?"
"그런 적은 없는데요."
제법 능청스러운 모습도 서로 보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빠르게 관계는 깊어지겠지. 그러다 어벤져스 어셈블! 이 발동하고 뭐.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의 임무도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던 찰나 방심하여 아이 한 명이 그만 죽고 말았어. 문제는 그 아이의 곁에 있던 사람이 바튼이란 게 문제지. 아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뒤를 잡혀서 아이는 죽고, 바튼은 중상을 입었어. 바튼도 거의 죽기 직전 분노한 헐크로 인해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지. 적도 아군도 구별없이 닥치는대로 다 때려 부수기 시작한거야. 이미 빌런들은 괴멸한지 오래였지만 헐크는 멈출 수 없었지. 그를 말리기 위해서 스티브나 토르, 토니가 힘써봤지만 무리였어. 그리고 나타샤한테 달려든 순간 헐크를 막은 건 바튼이었지. 뼈가 부러지는 소리,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닌 여럿이 부러지는 소리가 너무 생경하게 울려퍼졌고, 나타샤는 비명을 질렀어. 바튼은 평범한 인간이야. 스티브나 다른 사람들은 헐크의 주먹을 견딜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바튼은 아니었지. 심지어 아까 중상을 입은터라 바튼은 까딱 잘못하면 바로 죽은 목숨이었어.
"나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바튼은 애써 쓰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지금 자기가 쓰러져버리면 애써 헐크의 앞을 막은 보람이 없잖아.
"박사님, 우리, 이제 그만, 자러, 갈까요...?"
그건 평소 배너가 바튼에게 자주 해주던 말이었어. 처음에는 악몽을 꾸는 게 두려워서 수면 자체를 거부하던 바튼에게 배너가 해주던 말이었음. 최근에는 그 소리를 바튼이 먼저 할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의 공돌이 천재 말고 물리 천재 박사님은 자기 연구 때문에 밤을 새던 적이 많으니 바튼이 배너를 재우고 싶을 때 쓰던 필살기 같은거. 암튼 자장가. 네, 자장가입니다.
겨우 그가 배너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바튼은 그제야 눈을 감을 수 있었음.
바튼이 눈을 딱 떴을 때 세상이 너무 환하고 눈부셔서 죽은 줄 알았는데 그냥 병실이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 픽, 하고 웃음이 나왔음. 그러니까 옆에서 뭐가 웃기다고 웃냐면서 나타샤가 잔소리를 하자 바튼이 중얼거렸지.
"날 데리러 온 천사의 얼굴이 고약한데."
"클린트."
"미안, 냇. 농담인 거 알지?"
"...클린트."
"...냇?"
바튼은 자기가 한 농담에 나타샤가 화가 났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음. 나타샤는 진심으로 안도하며 클린트의 손을 붙잡았지.
"죽는 줄 알았어."
"......"
"네가 죽는 줄 알았다고, 클린트. 호크아이."
"...안 죽었잖아."
"...그래."
병실의 문을 바라보는 바튼을 보며 나타샤는 한숨을 쉬며 꼭 그래야겠냐며 물었고, 바튼은 알잖아? 하며 반문했지. 결국 나타샤가 알겠다며 밖으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바로 배너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어.
"안녕하세요, 박사님."
"......"
"박사님은 어디 다치신 곳 없으시죠?"
"...바튼."
"저 좀 데려다 주실 수 있을까요?"
"어디에 말입니까...?"
"좀 자러 가려고요. 박사님 방으로. 우리 이제 그만 자러가죠. 피곤한데."
바튼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지만 배너는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지. 제 손으로 하마타면 바튼을 죽일 뻔 했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어.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게 눈에 훤하니까 바튼이 배너를 불렀지. 좀 더 곁으로 오라고. 배너는 순순히 바튼의 곁으로 갔어. 그러자 바튼이 붕대가 감겨있는 손으로 배너의 손을 잡으며 말했음.
"흉터, 사라졌죠?"
배너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봤음. 바튼이 악몽을 꾸다 실수를 하여 배너의 팔에 내었던 상처. 깊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얕지는 않아서 아무는데 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없었지. 바튼은 배너의 팔을 보다 자신의 팔과 옆구리를 보며 말했음.
"이것도 사라질거예요."
그러니, 괜찮아요.
배너는 바튼의 손등의 아주 오랜 시간 입술을 묻었음.
ps.
나중에 나중에 상처가 거의 나은 바튼 曰
살다 보면, 애정 표현이 과격한 사람과 사귈 수도 있는거죠, 뭐.
그 말에 토니나 나타샤나 엄청나게 코웃음 쳤으면 좋겠다 ㅋㅋㅋㅋ 얼씨구,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