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이드파. 현재 위키드 서부 A 지역 전체를 접수하고 있는 일당으로, 현재 점차 동부 쪽으로도 세력을 넓히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별 볼일 없이 흔히 사창가라 불리는 메이즈 구역에서 조용히 숨어 지내다 어느 순간 지금의 보스인 토마스가 그 때 당시 보스였던 에어리스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꿰찬 순간부터 글레이드파의 위용이 드세기 시작했다. 그들이 서부 지역을 접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일주일. 어느 소속에도 들지 못한 쓰레기들의 집단인 광인 세력을 전부 제거하고 아예 그 지역에 자신들의 깃발을 세운 것이 고작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거야?"
"얼간이."
"진짜 이럴 땐 완전 바보 같아, 보스."
"둘이 나 놀리는 데 재미 들렸지? 거봐, 그러니까 여기 이런 말이 써 있잖아."
전 보스인 에어리스를 제거하고 실질적인 보스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은 토마스지만, 글레이드파의 진짜 실세라고 불리는 이들은 따로 있는데 이들에 대해 알려진 것은 코드네임 뿐이라고 전해진다.
"코드네임 Angel. 세상에, 존나 오그라들어."
"나도 그 이름 싫다."
"네가 하는 짓 보면 절대로 천사님이라고 할 수 없는데. 너한테 이빨이고 손톱이고 눈까지 뽑힌 애들이 몇인데."
"그래서 천사인가 보지. 왜, 천국으로 인도해주잖아."
"...네, 네."
굉장히 뻔뻔한 얼굴로 대답하는 뉴트를 보며, 토마스는 질색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마저 손에 들린 서류를 읽었다.
"코드네임 Black Wolf. 음, 이건 천사님 보다는 좀 낫네."
"하긴, 그거 만큼 잘 어울리는 별명도 없을거야. 그치?"
"그걸 지금 본인한테 묻는거야?"
가볍게 어깨를 돌린 민호는 토마스의 발에 밟혀 잔뜩 구겨져버린 한 남자의 머리끄댕이를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제복 같아 보이는 셔츠는 사정 없이 구겨지고 찢겨 너덜너덜해진지 오래였고, 얼굴은 그것보다 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있었다.
"내가 네 보스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는 물리기 싫소."
"그럼 좀 평소에도 에어리스인지 에어레스인지, 그 새끼 목 땄을 때처럼 행동하던가. 나사 하나 빠진 것 처럼 실실 쪼개긴."
"이해해줘, 민호. 그랬다가는 모두가 토마스를 무서워할거야."
민호의 어깨에 가볍게 팔을 걸치며 담배에 불을 붙힌 뉴트가 느긋하게 민호의 얼굴 위로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그런 뉴트의 행동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민호는 그대로 손에 쥐고 있던 머리를 벽에 내쳤다. 둔탁한 소리가 울리며 핏자국이 퍼지자 토마스가 질색을 하며 민호의 뒤로 숨었다.
"구두에 묻잖아, 더럽게."
"아까 이 새끼 면상 밟고 있던 새끼가 할 말은 아니신데요, 보스."
"하하, 그런가. 그리고 뉴트. 민호한테 그러지 마. 넌, 네 거 있잖아."
"내가 물건이냐, 이 새꺄."
"에이, 말이 그렇다는거지. 어쨌든 내 거 맞잖아."
뉴트는 민호와 만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곧 죽어도 자신을 빤히 노려보는 토마스의 시선에 어깨를 으쓱이고는 장난스레 웃으며 이번에는 토마스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그러자 토마스가 기침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제대로 맡은 모양인지 사레까지 걸린 모양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너도 내 취향이야, 토마스."
"-정말 못 말린다니까."
토마스는 살풋 웃어보이고는 들고 있던 서류를 갈기갈기 찢고는 널부러져 있는 남자의 몸뚱아리 위로 뿌렸다. 그런 토마스를 보며 미련 없이 돌아선 뉴트와 민호가 먼저 시내로 나가자 토마스도 그 뒤를 쫓아가려다 뭔가 재밌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개구진 미소를 지으며 널부러진 남자의 몸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경찰이신데, 뭐 재밌는 거 하나 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음, 진압봉. 이건 씨알도 안 먹힐 거 같은데. 그나저나 이 아저씨 경찰 맞나, 흔한 소총 하나 없어. 셔츠 주머니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토마스가 이내 남자의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고는 활짝 웃으며 민호를 불렀다.
"자기야!"
"-뭐."
"이거봐! 내가 재밌는 거 찾았어! 내 로망!"
"......"
토마스의 손에 들린, 멀리서 봐도 딱 수갑 같아 보이는 것을 보는 민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민호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뉴트는 지금이 피해야 할 때라는 것을 감지한 듯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러자, 손목에 끼우는 부분을 손가락에 걸고 빙글빙글 돌리며 여전히 웃는 낯짝으로 민호를 바라보던 토마스의 얼굴이 뉴트를 보며 싸하게 굳어가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 잘 가, 토마스.
이런 젠장.
"로- 망-?"
"아니, 저기, 민호, 그러니까-"
"오냐, 그 로망 오늘 내가 질릴 정도로 들어주마. 네 손모가지 부러질 때까지 어디 한 번 해 보자."
"내 로망은, 내 손목 말고 네-"
"오늘부로 글레이드는 내가 접수한다. 토마스인지, 호마스인지 호구 새끼는 얼어 뒤졌다고 전해, 뉴트."
"네, 보스."
"야!!"
힘 없이 떨어진 수갑이 땅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이렇게 잔인하게 들리는 것이던가.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악!! 사람 살려!!!"
나, 이러다 진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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