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6. 11



눈 앞에 놓인 먹잇감을 먹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정글의 맹수들의 기분이 이렇게 더러운 것이었다니. 오, 라이언. 나는 이제 그대를 이해할 수 있어. 그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장본인이 들었다면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인다고 타박을 줄 만큼 한심한 생각을 하며, 임스는 말 그대로 임스에게 있어 '먹잇감'을 눈 앞에 두고도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well, 달링? 넌 날 너무 애타게 하는 것 같아."


임스의 말에 아서가 코웃음을 치며 임스를 바라보았다. 아서가 알고 있는건지 잘 몰랐다. 그의 그런 표정 하나, 하나가 임스를 더욱 애타게 만드는 데 치명적인 일조를 한다는 것을. 아마 그것을 모르고 하는 것이라면 그는 여우탈을 뒤집어 쓴 인간이었고, 그것을 알고 그러는 것이라면 그는 그냥 여우인 것이다.

아서는 천천히 재킷을 벗어 의자 위에 걸쳐놓았다. 깔끔한 블랙 정장안에 비친 회색 안감조차 그에게는 완벽하게 어울렸다. 조끼까지 벗어 재킷 위에 올려놨을 때는 이미 그 얼굴에 한 가득 미소가 흘러넘쳤다.


"정말 구제불능인 건 알고 있었지만, 넌 진짜 빌어먹게 구제불능이야."

"그게 내 매력이지."


몸에 딱 맞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바지, 분에 넘치게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눈길을 끄는 붉은 넥타이. 한달음에 달려나가 그의 구석구석을 제 입으로 맞추고 싶은 것을 먹잇감이라 하지 뭐라고 부르겠는가. 완벽하다. 지금의 아서는 임스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그래서, 언제 침대로 기어올거야? 굶주림이 지나치면 맹수가 아니더라도 사나워진다고."

"아니면 네가 내려오던가."

"오, 기꺼이."


얼른 침대에서 뛰쳐나간 임스는 말 그대로 아서를 안아 올렸다. 무겁지도 않은 모양인지 한번에 허리를 잡아 올리고는 방금전까지 그의 뒤에 있던 식탁에 그를 올려놓았다. 아서의 넥타이에 손가락을 끼워넣어 쑥 잡아당기는 손길은 급하면서도 급하지 않아 보였다. 충분히 즐길만큼의 여유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서는 임스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이지, 빌어먹게도 매력적이었다.


"달링, 혹시 검은색 셔츠도 있어?"

"음, 아마도?"

"그럼 다음엔 그걸 입어줘."

"또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그건 그 때 보여주지."


한 없이 웃음 짓고 있는 임스의 얼굴에 아서는 굳이 그 생각이 무엇인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아서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그에 답하듯 임스가 그의 입술을 얼른 훔쳐냈다. 천천히 셔츠의 단추를 푸르는 손길이 이상하게 간지러워 키스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웃음히 새어나왔다.

 

"네가 이렇게 웃는다는 걸 나만 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어."

"내가 성격이 좋진 않지."

"난 네가 그걸 잘 알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우리 달링은 너무 겸손해서 탈이라니까. 그리고 지나치게 똑똑해."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임스."

"그래서 내가 싫어?"

"그럼 너는 내가 싫다고 한 건가?"

 

그럴리가, 정색을 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임스의 얼굴을 부드럽게 두 손으로 감싼 아서는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럴 줄 알았어. 

 

"어머니께서 그러셨지. 막 살아도, 잡혀살진 말라고. 그런데 다 글러먹었군, 그래."

 

단추를 다 푸른 셔츠를 펼치자 드러난 아서의 맨 살에 입술을 묻으며, 임스는 웃음을 흘렸다. 까칠한 수염에, 적당히 뜨거워진 숨결에 아서의 허리가 잘게 떨렸다.


"그러니 날 붙잡은 만큼, 날 만족시켜줘, 달링."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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