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단브랜/스트릿갬블]






+ 속편은 그냥 편하게 음슴체! 썰!!

사실 그 임무에 대해서 별로 생각없이 써서 그렇습니다 뉘예...





그 뒤로 짐은 브랜트를 갬블이 아닌 브랜트라고 부르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아서 그냥 브랜트를 아예 부르지 않기로 했음. 그러나 모든 사람은 알고 있겠지. 스트릿의 시선이 자꾸 은연중에 브랜트에게 닿는다는 걸. 브랜트도 그걸 알고 있었지만 뭐 어쩌겠어, 그러지 말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계속 그렇게 두기에도 뭐하고 애매한 관계가 되었지만 여전히 브랜트는 짐을 차갑게 내쳐버릴 수 있을만한 위인은 못됐지. 이단은 그런 브랜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사실 자기도 비슷한 짓을 브랜트에게 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냥 그것에 대한 약간의 속죄와 동질감, 뭐 그런 비슷한 거. 그래도 꼭 브랜트의 옆에서 브랜트의 곁은 자신의 것이라는 걸 은근히 표하고 다니겠지. 

산체스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갔지만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음. 알고 봤더니 혼도도 결국에는 다 한통속이고 이건 뭐 믿을 사람이 있어야지. 그래도 그것과는 별개로 능력 하나 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 그냥 자기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로 했음. 은근히 산체스랑 제인이랑 엄청 잘 통할 거 같다. 별 거 없는 남자들보다 훨씬 잘 나가는 그녀들ㅋㅋ 


미션은 그냥 테러리스트 진압 같은 거였는데, 그 수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스왓과 합동임무를 하게 되었고 퓨리가 먼저 브랜트에게 헬프를 했는데 명목상 IMF가 스왓에게 협력 요청을 한 것이다, 라고 미리 말을 맞춰두었음. 어벤져스까지 합류하기에는 일이 너무 커진다. 그냥 일반 테러리스트라고 하자. 브랜트는 오랜만에 컨트롤 타워가 아닌 현장에 나가기로 했지. 스왓에 있었을 때와는 다르게 평범하게 폴라티와 간단한 장비들만 챙기는 브랜트를 보며 짐은 조끼도 안 입어? 하면서 거들거 같다. 그럼 브랜트가 난 원래 그런 거 필요 없거든, 하면서 소매 걷어 올리는데 짐이랑 눈 마주쳤으면 좋겠다. 흐릿해지긴 했지만 갬블이라는 자기 이름이 아직 찍혀있는 팔에서 스트릿은 눈을 뗄 수 없었고, 브랜트는 아차 하며 다시 옷을 내렸지.


"지미."

"왜?"


아니, 아니다. 브랜트는 그냥 아무 말 없이 탈의실을 빠져나갔는게 이단이 문 앞에 딱 있는 걸 보면서 망설임없이 이단을 끌어안았음.


"내가."

"그래."

"내가 너한테 너무 미안해."


이단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음. 뭐랄까 그 구남친st 같은 건 아니라도 그냥 브랜트가 스스로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과하는 걸 이단은 알고 있었음. 브랜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어떨 때는 정말 바보같이 우직하기도 했고, 유연하기도 했고. 이단은 그저 말 없이 브랜트를 안아주었음. 브랜트는 몰랐겠지만 미처 닫히지 못한 문을 사이에 두고 이단과 짐의 시선이 부딪혔음. 이단의 시선은 딱히 도발적인 것도 아니었고, 짐의 시선도 그와 비슷하거나 훨씬 담백했지. 

브랜트는 스스로 정신을 차려야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 어중간한 태도는 이단에게도 짐에게도 해서는 안되는 거였으니까. 그치만 그게 마음대로 안 돼서 괴롭기도 했음.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았지. 짐은 모르겠지만 브랜트는 그 때 기차에 머리를 치인 이후로 거의 1년 가까이 정상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음. 정신과 상담은 물론이요, 모든 감각이 망가졌고 그걸 재활하는데 꼬박 1년이 걸렸음. 그 1년 사이에 크로아티아 일도 터졌고 이래저래... 그러다 이단을 만나서 지금에 이르렀다! 까지.


이단은 다 좋은데, 그거 하나만은 이해하기 싫었음. 순전히 사고였다고 해도 짐이 브랜트를 거의 죽음까지 내몰았긴 했으니까. 그리고 그 뒤로 브랜트가 얻은 후유증은 또 어떻고. 브랜트는 가끔 그 일로 악몽을 꾸고 두통을 호소하면서 구토도 하고 막 그러니까... 그래서 만나자마자 주먹을 내지른거고. 나중에 사과하기는 했는데, 진심은 아니었지. 


이거 너무 길어진다.... 암튼 그래서 이제 미션 당일이 왔다고 치자. 이단과 브랜트, 산체스와 짐이 전방에서 지휘하고 먼저 진입하는 역할을 맡았음. 빠르게 zip zip해서 스왓에서도 보면 그 장면 진짜 좋아하는데 갬블이 헬기 저격시켜서 추락시키는 장면 최고. 아무튼 브랜트의 눈은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는 것임. 진짜 망설임없이 총을 쏘는데 쏘는 족족 저 멀리서 다가오던 적들이 쓰러지니까 짐은 입이 쓰게 느껴졌음. 그냥 그의 옆자리는, 그가 지켜주는 등은 자신의 것이었는데 하는 과거의 상념 같은 거지. 그렇게 전진하다가 짐이 갑자기 이단과 브랜트를 뒤에서 잡아당겼는데, 바닥을 보니까 지뢰가 설치되어 있는 걸 보고 브랜트가 웃었지.


"그래서 그 때 폭탄이 안 터졌군."


그러고는 천천히 폭탄 해제 작업을 하는데 짐이 괜찮겠어? 하면서 물었음. 그러니까 브랜트가 그 때 클레이모어를 설치한 건 나거든? 했지. 그럼 짐이 웃으면서 결국 그걸 터트린 사람은 나지만. 이럴거야. 무사히 폭탄을 제거한 후 다시 진입을 시작하는데 이단이 골목을 돌아가려는 순간 브랜트가 이단의 앞을 팔로 가로막으면서 품에 안았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총알이 날아왔지. 그러면 이단은 그대로 브랜트의 목을 손으로 받쳐 안으면서 능숙하게 총을 쏠거야. 마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편안하게. 


"브랜트, 평범하게 말로 해도 되는데."

"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더 빠르잖아."


이단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브랜트는 웃었고, 이단은 장난스레 브랜트의 뺨을 손으로 툭툭 쳤지. 그럼 산체스가 미션 중에 연애하지 말죠? 하면 이단이 선샤인하게 웃으면서 이게 우리 데이트야, 하고 웃으면 브랜트가 꼴깝떤다고 때릴거야. 그렇지만 부정은 안 할 거 같고. 암튼 그렇게 투닥투닥 하면서 무사히 테러리스트를 진압하는데 성공했다고 하자. 그런데 이제 그 조직의 수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알렉스 때 처럼 돈을 제시하는거야. 그러니까 짐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변했지. 그것 때문에, 그 지랄 때문에 티제이를 잃었고, 박서는 총에 맞았었으니까. 그래서 그 놈한테 달려드는 걸 브랜트가 막았음.


"놔."

"짐."

"놓으라고!!"

"네가 이런다고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어."


대신 브랜트가 놈의 어깨에 총을 박아주겠지. 나도 돈 얘기는 좀 지긋지긋하긴 하거든. 그러고 이제 마무리 짓고 빠져나가려는데 수장 놈이 자살 테러를 했음. 입에 폭탄을 물고 있는 걸 보자마자 브랜트가 달려가서 그 놈을 걷어찬 것 까지는 좋은데 폭발에 휘말렸지. 건물 한 쪽이 무너지고 떨어지는 브랜트를 잡은 건 짐이었음. 브랜트는 자신의 팔을 잡은 짐의 손을 보며 웃으면서 말했지.


"흉터, 생겼네."


짐의 손에는 그 때 브랜트가 칼로 찌른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짐은 그게 지금 대수냐면서 브랜트의 몸을 끌어올렸지. 무사히 다시 건물 바닥을 밟은 브랜트는 갑작스레 자기를 덮치는 이명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어. 너무 괴로운 얼굴로 비명을 내지르는 브랜트의 귀를 자기 손으로 막으며 브랜트를 달래는 이단을 보며 짐은 당황스러움을 숨길 수 없었음.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기차가 달려드는 소리와 같아서 트라우마를 건드린 거야. 


"브랜트, 괜찮아. 괜찮아, 숨 쉬어. 천천히."


괴로운 듯 얼굴을 구기며 이단의 옷을 잔뜩 쥐며 몸을 웅크리는 브랜트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이단은 말했음.


"너에게 거짓말을 한 대가는 똑똑히 치르고 있어."

"그게 무슨, 대체...!"

"네가 진심으로 브랜트를 위한다면, 이제 그만 그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소리야."


이단은 그 길로 브랜트를 안아 올리고는 그 건물을 빠져나갔고,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보던 짐을 보며 산체스는 아무 말 없이 짐의 어깨를 두드려줬어.


"내가 못 살아! 폭탄 근처에는 가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거기 있던 사람들 다 죽을 수는 없잖아."

"말이라도 못하면. 자, 약 먹어. 이럴 줄 알고 챙겨왔어."


브랜트는 떨리는 손으로 벤지에게서 약을 받았음. 진통제와 비슷하고 브랜트의 환청, 환각, 이명 증세를 보완해줄 수 있는 약이었음. 브랜트는 그 약을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약을 먹어야 하는 건 자기가 그런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하게 증명해주는 거니까 싫었음. 브랜트는 대충 약을 삼키고는 가만히 눈을 감았지. 결국 또 짐에게 안 좋은 꼴만 보인 거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음. 벤지가 보고 대신 해주겠다며 나가고 브랜트는 그렇게 홀로 회의실에 남아있었음. 그 때 짐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지.


"괜찮아?"

"어."


그렇게 말하며 약병을 얼른 주머니에 넣는 브랜트를 보며 짐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말했음.


"딱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


브랜트는 짐의 성격상 그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나온 말인지 알 수 있었음. 원래 짐은 진짜 순하고 착해서, 고지식한면도 있었음. 이단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부탁을 하는거면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을정도로. 브랜트는 아무 말 없이 먼저 짐을 안아주었음. 이상하게 짐의 키가 더 큰 거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지. 


"마지막으로, 이제 다시는 그 이름 안 부를테니까."

"알았어."

"갬블."

"왜 불러, 이 머저리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넌 그런 말 들어도 싸."


짐은 브랜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면서 소리내어 웃었어. 표정이 한결 가볍고 편안해보여서 브랜트도 따라 웃게 되었지. 


"자주 연락할 거지?"

"내가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어?"

"맥주 마시러 가자고 했잖아."


하, 그게 언제적이야기야. 브랜트는 스왓을 떠났던 날을 떠올렸지. 그 때 분명히 브랜트는 짐에게 한 잔 마시러가자고 권했고, 짐은 거절했었으니까. 브랜트는 알았다고 대답했음. 번호 줄거지? 아, 알았다고. 약하게 신경질을 부리는 브랜트를 보며 짐은 뭔가 다행이라는 듯 웃었지. 이제야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함과 동시에, 그냥 그 사실만으로 너무 기쁘니까.


"윌리엄이라고 불러도 돼?"

"굳이?"

"브라이언이라고는 한 번도 불러보지 못했어."


한 번 불러볼걸. 뒤늦게 이어진 짐의 말에 브랜트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음. 이제 브랜트도 알겠지. 짐이 갬블을 놓아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그러면서도 징그러워, 하면서 갬블처럼 굴어주기도 할 거야. 브랜트는 그냥 개인적으로 짐 스트릿이라는 좋은 친구를 잃기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 비록 완벽하게 예전처럼 그런 사이가 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이제 그만 가지? 바람 폈다는 오해 받고 싶지는 않은데."

"그런 소리 하면 더 있고 싶은데."

"까분다."


짐은 웃어보이더니 브랜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뒷걸음 쳤음.


"다음에 보자, 윌리엄."

"잘 가, 지미."


그렇게 짐은 회의실을 나섰고, 그걸 다 지켜보고 있던 이단에게 의기양양하게 웃어보이면서 자기 입술을 가리키겠지. 주먹질, 갚아줬습니다, 하며 가는 짐을 보며 이단은 픽 웃어보이고는 다음에 술 한 잔 하자며 너스레를 떨었고 짐은 좋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팀으로 돌아갔음.

회의실로 들어오는 이단을 보며 브랜트는 장난스레, 요새 널 문 앞에서 너무 자주 보는 거 같다. 하면 이단은 착각이야, 하면서 웃어줬으면. 


"고마워."

"뭐가?"

"이해해줘서, 기다려줘서."


브랜트는 손을 뻗었고, 이단은 그런 브랜트의 손을 꽉 쥐었음. 이단은 고개를 끄덕여보았고 브랜트는 이단의 손을 들어 제 이마를 이단의 손등에 맞대고는 한참을 그러고 있었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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